Feb 24 2006
초전박살난 ID 그리고 잡상.
1.

Ohio School Board Boots Out ID
관련글: Redefining Science 8/25/2005
오하이오주 교육청이 투표를 통해 ID(Intelligent Design)의 과학 커리큘럼 도입을 거부했다. 이로써 미국에서는 캔사스주가 유일하게 ID를 과학시간에 가르치는 주로 남았다. 물론 현재까지는.
Critical analysis라는 미명하에 ID를 진화론에 대한 대안으로 은근슬쩍 과학의 테두리안에 끼워넣으려는 창조론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과학을 종교의 경지로 승화시킨 한국의 ‘줄기교 신자’들을 보는 것 만큼이나 안타깝다.
2.
처음보는 실험을 할때는 대개 다른사람의 논문들을 참고해서 그대로 따라해본다. 한두번만에 논문처럼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아무리 따라해봐도 그대로 안나온다든가, 비슷한 실험인데 특정조건을 바꿔야 한다든가해서 그 연구를 한 사람의 조언이 필요하다든가 할때는 해당 논문 저자에게 연락해서 discussion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게 논문이 출판된 이후에도 교신저자 (corresponding author)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이때껏 논문의 corresponding author들과 연락해서 실망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대개는 실험을 직접 한 사람이기보다는 PI인데 그런경우 내게 받은 이메일을 학생에게 포워딩한다. 그럼 이 학생은 나랑 같은 동병상련 입장에서 아주 자세히 실험상 주의점이나 자기들만의 노하우를 설명해주곤 하는데 그덕에 실험이 성공하면 정말 눈물나게 고맙지. 가끔은 정말 별 기대없이 유명한 대가에게 이메일을 했는데, 정말 친절하게 어떻게 실험을 해보라는 장문의 답장과 함께 관련 논문 리스트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는 정말 대가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구나 하는 감동을 받곤 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기술유출이니 특허니 해서 이 바닥이 그렇게 경쟁에 찌든 삭막한 동네라고 상상하곤 할지 몰라도, 의외로 서로 돕고 협력하는 문화가 가장 잘 발달한 곳중에 하나가 과학계라고 생각된다.
실험때문에 어제도 내가 평소 좋아하던(?) 한 PI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오늘 아침에 자기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포워딩했으니 그 친구들이 니가 원하는 답을 줄수 있으면 좋겠다 행운을 빈다 는 내용의 짤막한 답장을 받았다. 마치 어렸을적 내가 좋아하던 가수에게 팬레터를 보냈는데 고맙다는 답장을 받은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내가 하는 실험덕분에 이렇게 유명한 학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즐겁다.
누군가 ‘You are such a dork’ 하고 비웃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