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5 2008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내손으로 뽑아놓고 정작 그곳에서 살지 못해 지난 5년간 참 많이 아쉬웠더랬습니다. 당신이 어처구니 없이 탄핵을 당했을때는 분한 마음을 애꿎은 미국애들에게 터뜨렸드랬지요.
지난 5년간 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모든게 당신때문이라는 말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이젠 국민에게 많이 가깝고 편한 대상이 되었다는 얘기라고 생각하렵니다. 한국전쟁 말고는 한국을 잘 모르는 미국 친구들에게 전직 ‘human rights lawyer’인 liberalist 가 한국의 대통령이라고 설명할때 참으로 자랑스러웠는데 이제는 한국의 새 대통령을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참 난감 하군요…
‘참여정부’를 ‘무능한 좌파가 앗아간 5년’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뽑아놓은 전과 14범의 대통령이 오늘 취임을 했습니다. 그 밑에는 대한민국 1%에 해당하는 최고 부자들로만 엄선된 내각에 반공 안보주의자 통일부 장관, 절대농지를 투기목적으로 구입하고 제자 논문을 표절한 환경부 장관, ‘국민정화운동’에 공헌한 기여로 전두환 정권의 표창을 받은 복지부 장관, 신군부 입법위원 출신에 국민에게 IMF를 안겨준 문민정부시절 부총리를 역임한 바 있는 총리후보…일일이 늘어놓자니 속이 매스꺼워올 지경이군요. 이 사람들이 앞으로 5년동안 부동산 가격을 잡고 서민 경제를 살릴 거랍니다. 일년에 몇천만원이 넘는 유학생 자식들 학비며 생활비를 대느라 고생인 기러기 아빠들이 안쓰러워 영어 몰입교육을 하겠답니다. 사람들 제대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해주겠다고 국민 의료보험도 없앤다 하구요. 아니 그래도 ‘경제만 살리면 되지’ 그럼 그만 아니겠습니까.
당분간 또 한국 신문 보는 일은 그만둬야 하려나 봅니다. 어쨌거나 노무현 대통령님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이젠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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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실 부유층이 이 사람 뽑은 건 이해가 갑니다.
정확하게 자신이 지향해야 할 곳을 알고 있는 거니까요.
근데 문제는 중산층 이하.
주변에도 보면, 어떤 정책들을 내세웠는지는 모르더군요. 가령 예를 들어 의료보험 민영화 같은 거 얘길 하면 뒤늦게 어떡해… 이러고.
영어 몰입교육도 말이 안 된다는 거 저들만 모르나 봅니다. 학원가에선 만세를 부르고, 학부모들은 영어 교육을 2배로 시켜야 되나 그러고 있는데…
심지어 경제적 능력되는 주변인들도 이것 때문에 후회가 된다고도 하는데 말입니다.
뉴스를 보지 않은 며칠 동안 편했습니다.
저는 부유층이 이 사람을 뽑은 것도 이해가 안가요. 우리나라에 정녕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없단 말입니까. 우리나라 부자들은 다들 부동산으로 떼돈 번 졸부들만 있는건가요…아님 저 사람을 대통령으로 앉혀놓으면 나도 저렇게 떼돈 벌겠지 하는 생각인건지…장관후보 15명중에 13명이 종부세 대상자라니 그놈의 말많은 종부세 없어지는건 시간문제가 될듯. 그냥 뭐 어느 한가지 역겹고 한심스럽지 않은게 없으니 앞으로 5년동안은 그냥 계속 여기서 살아야 할 모양입니다.
독재정권 시절부터 자기 소신껏 옳은걸 지켜가며 평생을 살았던 인권변호사 출신 정치가는 결국 대통령 5년만에 ‘무능한 좌파’로 전락하고, 독재정권에 빌붙어 번 떼돈으로 천민 자본주의가 뭔지 온 가족이 몸소 실천해가며 살아온 부도난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 ‘유능한 경제전문가’로 포장되어 대통령까지 되는걸 보니 요즘 저게 과연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가치관인가 싶어 참 절망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