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7 2006
생리 공결이라…
교육부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던 생리공결제를 본격 도입하려는 모양이다. 아직 확실히 결정된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악용의 소지가 있다’며 ‘절대 시행해서는 안된다’고 눈에 쌍심지를 켠 사람들이 곳곳에 보인다. 재밌는 건, 아니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쌍심지를 켠 사람들 모두 생리를 해본적이 없는 남자들이다.
다행히도 나는 생리통을 수월하게 넘기는 편이다. 물론 주변의 아는 사람들과 비교했을때 그렇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진통제 없이는 버티기 힘들고 메스꺼움,편두통,현기증 같은건 약을 먹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학교 다니던 시절 가장 괴로왔던건 생리통 자체보다도 그때만 되면 쏟아지는 잠이었다. 수업시간은 말할 것도 없지만, 당장 몇분이 아쉬운 시험때 생리가 겹치면 쏟아지는 잠때문에 내가 생리를 한다는 사실이 정말 한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아무리 생리공결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맘 편하게 결석을 할수 있을것 같지는 않다. 수업을 놓치게 된다는 것,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도 시험날 가지 못하면 이전 시험의 80%밖에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 또 생리라 쉬고싶다고 얘기했을때 돌아올 그 모멸감이 싫다는 것.
중학교 때던가 체육시간에 한번 몸이 안좋아 교실에서 쉬고싶다고 선생에게 얘기했더니 ‘왜, 거기서 뭐가 막 쏟아지냐?’ 라며 역겨운 웃음을 짓던 일을 당한 이후로 생리가 가장 심한날 체육시간이 겹쳐도 웬만하면 참곤했었다. 중고등학교 선생의 대부분이 남자인 요즘 상황이 내가 학교다니던 시절에 비해 그리 크게 달라졌을거라는 생각은 안든다. 쉬겠다는 여학생에게 성희롱에 가까운 모욕을 하거나, 생리통을 꾀병쯤으로 여기거나, 그렇게 아프면 병원가서 진단서 떼고 치료받아라는 소리나 쉽게 던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어린 여학생들의 고통을 이해해줄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생리공결제 시행 이전에 제대로 된 성교육부터 시행하라는 사람들이 있던데, 당장 아파서 하루 쉬겠다는 여학생들한테 웬 성교육 운운은 둘째치고, 이런 몰지각한 남자선생들부터 교육을 시켜야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거라고 본다.
이 세상 어떤 제도도 악용의 소지는 있다. 문제는 그 악용될 소지를 얼마나 현명하게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제도를 실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것이지 악용될 수 있기때문에 제도자체를 만들어서 안된다는건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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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겠죠. 생리공결제의 핵심은
1) 이전에는 병결이었는데 이게 공결이 되어 출석으로 인정된다는 것
2) 시험때 병결시 80% 인정이었는데 100% 까지 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는 것
이라고 봅니다.
1) 의 경우, 그냥 일년에 며칠까지는 부모의 동의하에 학교안가도 되고 이건 출석으로 인정 이렇게 하면 깔끔할 것같은데 (남녀구분없이). 굳이 생리일 경우… 이런 단서를 달면 남자애들이 발끈하니까요.
2) 의 경우, 재시험을 보도록 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요.
아하, 핵심은 그런것이었군요.
1) 여기에 대한 해답은 역시 쉬고싶을때 쉴수있는 사회를 만드는게 정답이지요. 출석을 입시에 반영하는 전근대적인 사고부터 없어져야 하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제가 본 발끈한 사람들은 다 남자애가 아니라 남자 어른들이던데요. ^^;;
2) 100% 인정은 악용의 소지가 너무 많고, 80% 정도면 어느정도 합리적일듯 한데요. 물론 재시험이 가장 타당한데 난이도 문제도 있고 출제의 번거로움도 있고 해서 우리나라 입시제도 하에서는 좀 비현실적이 아닌가 싶어요.
생리공결제 단상….
특혜에는 특별한 제재가 따라야 한다. 를 쓰고나서 좀 더 생각을 하게 됐고 더 정확하게 표현을 하고 싶어졌다. 먼저 나는 이런 종류의 휴가를 도입하는 것은 찬성이다. 아플 때는 맘놓고 쉴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개근에 목매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는 진절머리가 나는데 현실적으로 결석일수가 많으면 대입에 지장이 있는 모양. ……
나이가 드니 왜이리 생리통이 심해지던지. 결혼해야하나?
생리통 완화차원에서 결혼을 심각하게 고려해보도록 해라. 난 잘 모르겠더라만 그게 확실한 길이라면 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