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8
2006
아침에 랩에 들어서자마자 애들이 ‘Welcome to alaska’한다. 이게 웬일이냐 했더니 랩에 공기순환에 문제가 생겨 추워서 다들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한 녀석이 Ninhydrin 시약을 pipet으로 addition하는데 하는 도중에 얼어버렸다고 투덜댄다. 도대체 이렇게 추워도 되는거냐 다들 아우성. 점심시간이 끝나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집으로 내빼지 않을까 싶다. 지금 글을 올리는 나도 파카를 둘러쓰고 있는데 손가락이 시려워 타이핑 하기가 힘들다. 옆에 보이는 사진처럼 내가 있는 건물은 여덟개의 윙으로 이루어진 미로를 방불케 하는 구조다. (빨간부분이 우리 실험실 위치) 그러다보니 오늘처럼 공기순환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건물좀 애초에 네모 반듯하게 지으면 어때서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걸까?
문득 한국에서 실험실 생활 하던 때가 생각난다. 박정희 시절에 군인들이 급조했다는 천편일률적으로 성냥갑처럼 생긴 건물들. 강의실로 계획하고 지었으니 실험실 공기순환이니 하는걸 생각하고 지었을리 만무하고, 냉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사계절 내부와 외부의 열평형이 유지되던 그곳. 겨울에는 손발이 시려워서 호호 손을 불어가며 실험하고, 아침에 학교에 가보면 늘 water bath위에 살얼음이 살짝 얼어있곤 하던 그때 생각이 나서 나는 오늘 차마 춥다고 집에 일찍 가겠다고는 못할것 같다.
Jan
17
2006
교육부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던 생리공결제를 본격 도입하려는 모양이다. 아직 확실히 결정된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악용의 소지가 있다’며 ‘절대 시행해서는 안된다’고 눈에 쌍심지를 켠 사람들이 곳곳에 보인다. 재밌는 건, 아니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쌍심지를 켠 사람들 모두 생리를 해본적이 없는 남자들이다.
다행히도 나는 생리통을 수월하게 넘기는 편이다. 물론 주변의 아는 사람들과 비교했을때 그렇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진통제 없이는 버티기 힘들고 메스꺼움,편두통,현기증 같은건 약을 먹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학교 다니던 시절 가장 괴로왔던건 생리통 자체보다도 그때만 되면 쏟아지는 잠이었다. 수업시간은 말할 것도 없지만, 당장 몇분이 아쉬운 시험때 생리가 겹치면 쏟아지는 잠때문에 내가 생리를 한다는 사실이 정말 한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아무리 생리공결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맘 편하게 결석을 할수 있을것 같지는 않다. 수업을 놓치게 된다는 것,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도 시험날 가지 못하면 이전 시험의 80%밖에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 또 생리라 쉬고싶다고 얘기했을때 돌아올 그 모멸감이 싫다는 것.
중학교 때던가 체육시간에 한번 몸이 안좋아 교실에서 쉬고싶다고 선생에게 얘기했더니 ‘왜, 거기서 뭐가 막 쏟아지냐?’ 라며 역겨운 웃음을 짓던 일을 당한 이후로 생리가 가장 심한날 체육시간이 겹쳐도 웬만하면 참곤했었다. 중고등학교 선생의 대부분이 남자인 요즘 상황이 내가 학교다니던 시절에 비해 그리 크게 달라졌을거라는 생각은 안든다. 쉬겠다는 여학생에게 성희롱에 가까운 모욕을 하거나, 생리통을 꾀병쯤으로 여기거나, 그렇게 아프면 병원가서 진단서 떼고 치료받아라는 소리나 쉽게 던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어린 여학생들의 고통을 이해해줄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생리공결제 시행 이전에 제대로 된 성교육부터 시행하라는 사람들이 있던데, 당장 아파서 하루 쉬겠다는 여학생들한테 웬 성교육 운운은 둘째치고, 이런 몰지각한 남자선생들부터 교육을 시켜야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거라고 본다.
이 세상 어떤 제도도 악용의 소지는 있다. 문제는 그 악용될 소지를 얼마나 현명하게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제도를 실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것이지 악용될 수 있기때문에 제도자체를 만들어서 안된다는건 어불성설이다.
Jan
12
2006
아마도 이 포스팅이 희대의 사기꾼과 논문조작사건에 대한 마지막 포스팅이 될듯합니다.
많은 분들이 어제 기자회견을 보다가 ‘살의’를 느꼈다는 말들을 하더군요. 저도 어지간히 분통 터질것 같아 제대로 보지는 않았는데 간간이 나오는 말들이 가관입니다. ‘논문 조작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습니다’라든지 ‘배반포 확립만으로도 세계적 기술이라든지’, ‘사립대를 나와 파트타임으로 박사학위를 마친분’ (솔직히 연대의대 나와서 의학박사학위를 파트타임으로 마친게 논문조작까지 할 자격지심의 원인이 될수나 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만)이라든지. 끝까지 본인은 사람 믿은거 말고는 잘못이 없다, 결과를 부풀리기는 했지만 조작이 아니다. 바꿔치기의 진실을 밝혀달라 거기에 어린 학생들 병풍처럼 둘러놓고 눈물쑈까지 드라마가 따로 없더군요.
설마 아직도 헷갈리시는 분들 없겠지만 이 사건은 세계 과학사에 길이 남을 희대의 논문 사기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바꿔치기건 배반포까지 만들었건 황이 인정한 사실만 가지고 정리를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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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8
2006
이미 조작이 드러난 논문과 희대의 사기꾼에 관한 얘기는 더이상 안하려고 했는데 날이갈수록 웬 음모론은 그렇게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지 모르겠군요. 최근에는 쉐튼이 황씨기술로 특허출원을 했다고해서 문제가 되는 모양인데 문제의 그 특허는 쉐튼팀만의 ‘원천기술’을 이용한 특허로 황팀의 젓가락 기술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출원 시기 역시 황씨와 공동연구 이전에 이뤄진 것이구요.
관련글 : 새튼의 특허출원은 2003년 4월9일, 황교수와의 공동연구는 4월11일 이후입니다. -BRIC
벌써 몇번을 한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과학자의 연구결과는 ‘논문’으로 공개되고 동료과학자들에 의해 ‘검증’됨으로써 인정받는 것입니다. 그게 되지 않으면 조작이고 사기인거구요. 아직도 황씨에게 미련 가지신 분들 종종 봅니다만 대한민국에 그보다 훌륭하고 성실한 과학자들 많습니다. 요즘처럼 ‘혹세무민’이란 말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처음이에요.
Jan
01
2006
워드프레스 2.0을 깨작거려보다가 큰맘먹고 업그레이드 결심.
위지윅 에디터때문에 느려진 감이 없지 않지만 파일업로드가 플러그인없이 글쓰기 모드에 합체되고 기타등등(?)의 기능향상이 된것이 맘에 든다. 더불어 껍데기도 새로 입히고.
1.5에서 작동하던 대부분의 플러그인들이 아무 문제없이 작동하는것도 장점중의 하나일듯 하다.
워드프레스 2.0 Release note: http://wordpress.org/development/2005/12/wp2
euc-kr 피드관련 추가
한날님의 euc-kr 피드 플러그인을 2.0에서 사용하려면 약간의 수정이 필요합니다.
hannal_merong.php 파일을 열어서 첫 부분
if (empty($feed)) {
$blog = 1;
$feed = ‘rss2′;
$doing_rss = 1;
require(’wp-blog-header.php’);
}
아래와 같이 수정하시고 .htaccess 파일을 새로고침하면 그 다음부터 제대로 작동됩니다.
if (empty($wp)) {
require_once(’wp-config.php’);
wp(’feed=rss2′);
}
지적해주신 ..님 감사드립니다.